뜻있는 곳에 언제나 함께 해주셨던 하나님! 지난 날 하나님안에 희노애락의 수많았던 사연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지금 두드립니다!
머릿결 휘날리며 월명동 운동장을 내달리는 정명석 목사의 두 다리.
숨 가쁘게 지켜보며 “슛! 골인!”을 외치며 모두가 기뻐한다.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를 누가 짐작하겠나 싶을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축구 한 경기, 또 한 경기를 이어가는 정명석 목사.
이내 한 자리서 무려 다섯 경기를 마치고, 이번엔 테니스 경기로 이어간다. 매일 하루에 많게는 10시간 이상. 주일예배 말씀이 끝나고도 늦은 밤 10시까지 진행되는 운동 프로그램과 평일에는 새벽예배 이후, 월명동 자연성전에 울리는 부엉이 소리를 들으면서 계속되는 운동...
지난 2018년 수개월 동안 10여 년 만에 다시 마주한 제자들과 축구, 배구, 탁구, 수영, 종목 가릴 것 없이 운동 경기 프로그램이 한창 열렬했다.
상대팀은 10팀 넘게 바뀌지만 정명석 목사는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제자들과 축구를 함께 해주고 있다. 근육통과 염증으로 통증이 심한 다리지만 잠깐씩 다리를 치료해가며 제자들과 끝까지 함께 하니 그가 마음껏 그라운드를 누릴 수 있도록 제자들도 열을 내어 축구에 임한다.
▲ 1990년대에 월명동 자연성전에서 축구하는 정명석 목사ⓒ 만남과대화
평소 삶 가운데 운동으로 다져왔던 정명석 목사의 숨은 내공에 아마 많은 이들이 감탄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또한 운동을 통한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정명석 목사의 신앙 철학이 빠질 수 없다. 어딜 가나 성삼위 하나님께 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걸 잊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통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운동장을 누비며 축구를 통해 하늘 앞에 영광 돌리는 정명석 목사. 그의 열정과 하늘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어느새 우리들의 가슴에도 스며드니 열띤 응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다 함께 운동 축제로 하나 되어 뜨거웠던 응원 소리와 함께 정명석 목사의 열정적인 플레이가 아직도 눈앞에 선연하다.
연로하신 지인분들도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말로만 축구 경기 뛴다고 하는 줄 알았지, 프로 선수들과 같이 저렇게 실제 운동장을 뛸 줄 몰랐다고. 운동장을 슬슬 거닐며 하는 시늉만 할 줄 알았다고. 그런데 정말 뛰고 달리는 정명석 목사를 보니 다들 대단하다는 눈치였다. 제자들의 요청과 부탁에도 단 한 번 거절함이 없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무리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지만 그도 사람인데 어찌 힘들지 않을까.
계속되는 다리 근육통으로 인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꺼이 경기를 함께 해준 정명석 목사의 적극적인 반응과 호응이 내 가슴을 울렸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 누가 지긋한 나이에 선뜻 자기 몸을 내어 주겠는가. 몸부터 사리기 급급하지 않을까.
누구에게 진심 어린 마음의 손길 내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 대학 시절 이야기만 들어봐도 그러하다. 2002년 담당 교수님과의 진로 상담이 있던 어느 날.
인생에 중대한 진로 문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잔뜩 안고 교수님을 찾았다. 내가 전공을 선택하게 된 이야기를 시작한 지 얼마 후 정적이 흐르는데. 교수님은 내가 얘기하는 중에도 서류를 뒤적뒤적, 모니터 화면만 쳐다보며 내 이야기엔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무미건조한 말투로 인터넷에 자료가 많이 있으니 나더러 알아서 찾아보라는 말에 약간의 허무함을 안고 나온 기억이 난다. 진지하게 상담하러 온 학생에게 호응 한번 안 해주고 귀찮은 듯 얼른 끝내기에 여념 없던 교수님에 대해 실망도 컸다.
진정한 지도자는 지위와 학식이 다가 아니란 걸 그때 새삼 알게 되었다. 정명석 목사의 제자들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이 없었다면,추운 겨울날에도 운동장에 나와 함께 뛰고 달리며 다 얼어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이와 같이 각자가 하나님의 몸이 되어 열심히 뛰고 달리며 신앙의 길을 끝까지 오르자고 몸소 행함으로 보여주는 그의 진실한 삶에 내 가슴이 뭉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