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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 카드뉴스] 월맹군의 중대기지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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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베트남에 온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나도 이제 고참이 되었다.


“자, 우리 소대 차례가 돌아왔다. 우리 소대 중 2명이
이번 작전에 나가지 않고 자대에 남아야 한다. 누가 남을래?”
“정 상병, 한번도 작전에서 빠진 적 없지? 이번에 자대 지켜라”


베트남에 온 후 처음이었다.
전 중대가 작전을 나가면 일부 사람이 남아 부대를 지키는데
취약초소 3개를 골라 2인 1조로 한 사람씩 교대근무를 선다.


이틀 날 밤, 내 근무 날이 왔다.
내가 근무 서는 벙커 초소 앞에는 크레모아 4개가 매설되어있었고
수류탄도 20여개가 준비되어 있어 마음이 든든했다.


*크레모아 : 최대방어용 살상무기. 하나는 700명이 총 한 발씩 쏘는 위력,
살상거리는 50~100m이다. 4대의 경우 2,800개의 탄알이 동시에 날아간다.


모두가 작전을 나가고 텅 빈 부대는 평화로웠다.
오랜만에 긴장이 풀렸다.
‘하나님, 만약 이 밤에도 내 앞에 적들이 온다면,
나도 살고 그들도 살려 주고 싶습니다’

 

진지 벙커에서 홀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응? 저게 뭐지?’
착시현상인지 멀리 어둠 속에 물체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부대에 남은 아군인가?’


‘아무리 봐도 아군은 아닌 것 같고.. 베트남 민병대? 저건 소총이 아닌데?
중화기와 기관단총!! 월맹 특공대다!!’


허겁지겁 중대 본부 상황실에 비상벨을 눌러 연락을 취했지만 근무자가 졸고 있었다.
‘미치고 환장하겠네!!’

‘오늘 밤 나에게 죽는 날이 왔구나.
10개월 만에 자대에 남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죽는 날이 걸리나..!’


밖을 다시 보니 아까보다 인원이 더 불어나 50명이 넘었다.
‘절대 발각되면 안 된다.’
후들후들 떨면서 숨어 내다보았다.

‘침착해. 상황 판단하자.
내게는 스위치만 누르면 터지는 크레모아 4개가 있다.
문제는 다 죽이냐 하는 것인데..
만일 다 못 죽이면 나머지와 내가 싸우게 되고.. 그러면 나도 죽는 밤이다.’

적들은 별의 별 자세를 취해 가며 수시로 벙커 구멍으로 안쪽을 자세히 확인했다.


벽에 풀질한 종이처럼 몸을 있는 힘껏 구석에 밀착했다.
‘하나님, 하나님, 하나님..’
온 몸에 진땀이 나고 간장이 녹았다.

‘제가 미친듯이 적을 사정없이 죽여 대(大)살인자가 되기보다,
이들을 사랑으로 대하여 적을 살려주겠으니 저도 살려주세요.’


시간을 보니 새벽 1시 50분이었다.
‘2시가 되면 쳐들어 오려는가?’
다시 마음이 요동쳤다. 크레모아 스위치 4개를 한데 모았다.

‘이왕 죽을 바에야 싸우다 죽자.
싸우다 보면 부대에 남아있는 병사들이라도 오겠지.’

‘아! 벙커에 들어와 ‘이 밤에 죽을 생명을 구해달라’고 기도했었지..’
양심의 가책이 강하게 파도쳤다.

갑자기 적들 중 3명이 널빤지를 들고 철조망을 덮었다.
넘어오려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크레모아 스위치 4개 중 2개의 스위치 1단계를 눌러버렸다.
2단계를 누르면 터지는 것이다.

예전에 작전 중 크레모아가 터져
베트콩의 뇌가 골에서 빠져 나왔던 것이 생각났다.

‘이렇게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야 하나’
내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넘쳐 계속 흘러내렸다.
어린아이처럼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었다.


나는 눈을 감고 마지막 결단의 기도를 했다.

‘평소대로 저들을 죽이지 않겠습니다. 하나님 뜻대로 하옵소서!
나도 살리겠으니 하나님도 그러시옵소서’

눈물을 닦고 다시 밖을 내다보니,
그 많은 적들이 어디로 갔는지 열 댓 명만 보이고 나머지는 안 보였다.

어라?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았다.
그들은 오던 길로 해변길을 따라 평화롭게 걸어가고 있었다.

충격에 머리가 찡했다.

그들은 하염없이 부서져 비추는 달빛 아래
서로 목을 껴안고 잡아 넘어뜨리며 장난을 치며
해변 길을 따라 돌아갔다.


‘저 모습이 어릴 적 달밤에 동네에서 놀던 그 본성들이겠지.’
돌아가는 그 모습이 사랑스럽고 평화롭기만 했다.
‘내가 오늘 밤 진지 속에 있었던 따이한이다’라고 가서 놀래주며 말하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텅 빈 부대를 왔다가 그냥 갈 이유가 없었다
며칠 전, 우리 옆 부대는 월맹군의 기습공격을 당해 전멸되고 무기를 모두 빼앗겼었다.

목숨을 건 진실한 기도가 통한 걸까.
이 날 밤, 사생결단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인간의 생명을 그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깊이 깨달아졌다.


아버지가 아들을 귀하게 보듯이
하나님은 생명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모두를 귀히 여기고 사랑하신다.
나의 진심을 보시고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뜻을
보이신 밤이었다.


내가 자대에 남게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
나를 통해 수십 명의 생명을 살리려 하신 것이다.

전쟁터에서 백 사람 죽이기는 쉬워도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는 어렵다.
나는 그 날 밤, 한 사람도 아니고 80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 되었다.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적의 생명을 살려주니
하나님도 그들이 평화롭게 물러가도록 표적을 행하셨다.


지금 이 시대도 이 같은 전쟁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서로 죽고 진정한 승리의 전쟁을 못한다.
하나님과 함께 사랑과 평화의 전쟁을 해야
서로 승리로 끝나 개인도, 가정도, 민족도 이상세계가 될 수 있다.



*본 카드뉴스는 실화를 담은 『전쟁은 잔인했다 사랑과 평화다』를 일부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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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9/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