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바 람 by 운영자


 

새 집으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기쁨도 잠깐.
새집증후군을 어떻게 할 것인가?
며칠동안 베이크 아웃을 했다.
실내온도를 30도로 맞추고 집에 문을 다 걸어 잠그고

보일러를 빵빵이 틀어서 유해물질들을 배출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사흘뒤 가서 문을 활짝 열었다.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뜨거움과 매케함이 코로 입으로 들어왔다.

열린 문들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니, 뜨거움과 매케함들이 줄지어 서서히 빠져 나간다.
나머지 유해물질들의 배출은 합성제오라이트와 활성탄으로 마무리.
그렇게 해도 유해물질들은 우리가 살면서 일부 마시고 들이키게 될 것이다.

우리의 봄을 앗아간 미세먼지 앞에서는 베이크아웃도 그 어떤 것도 잘 할 수 없다.속수무책이다.
며칠 전부터는 미세먼지가 차츰 옅어지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바람의 방향이 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었단다.
바람이 잘 부니 대기 순환이 잘 되어, 공기가 좋아진 것이다.

바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으며 불어오는 바람이 생명처럼 느껴진다.

바람이 불면 나쁜 것들이 사라진다.
유해한 화학물질들도, 미세먼지들도 바람을 따라 다들 사라진다.
나는 어릴 때 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그냥 바람이 되고 싶었다.

바람이 얼굴에, 머리에 닿으면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생기면서 눈물이 났다.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사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내 영혼의 아픔을 달래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세상은 세상의 더러움을 날려버릴 바람, 사람들의 영혼의 아픔까지 치유할 바람이 필요하다.
어떤 바람이어야 되겠는가. 허리케인이라면 가능할까?
나는 진리의 바람, 성령의 바람을 맞으면서

이 바람이야 말로 세상 모든 것을 씻을 바람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도 바람은 불고 있다.

바람을 맞고자 하는 자, 손을 내밀고 머리를 내밀어 보라.
우리의 인생까지 치유할 성령의 바람이 지금 불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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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