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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사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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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분주해 보이는 아저씨. 흙을 파내 잡초를 골라내고, 또 흙을 다듬고. 다음 날 아침, 작은 모종삽을 손에 들고 흙밭을 도닥도닥. 그러고 며칠이 지났을까. 이번엔 열심히 땅에 물을 주고 정성스레 둘러보신다. 한동안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 그 자리에 새싹들이 파릇파릇 손을 뻗어 힘차게 올라왔다. '나는 자라나는 중이에요!'라는 작은 속삭임과 함께.

화단 한편에 아저씨는 생명을 길러내고 계셨다. 그사이 자란 잡풀들을 뽑아내고, 물을 주고, 그렇게 몇 주가 흐른 뒤, 흙밭에 심어졌던 꽃들은 아저씨의 아담한 화분으로 이사했다. 작은 화분 속 어린 꽃들이 아파트 외벽 따라 줄지어 형형색색 수놓으니 이내 마음도 밝아진다.

어느 뇌인지과학 박사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개인이 겪는 고유한 경험들이 모두 쌓여 자기만의 아주 독특한 정원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의 뇌 속 정원은 삶 내내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정성스레 가꾸는 게 필요하다. 안 좋았던 기억, 나쁜 습관, 부정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어 뇌의 정원에 고스란히 쌓여 있기에 자신을 잘 들여다보며 마음과 생각을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도 가꿀 뇌의 정원이 많이 남아있다니 매일을 살아가는 또 다른 목적도 얻은 듯하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정원의 모양도 다 다르기에 그 형성하는 과정을 이해하며 살아간다면 더 아름다운 인생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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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