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다시, 봄by 운영자



아이가 튤립 화분을 받아왔다.
꽃봉오리가 예쁘게 모아져 곧 꽃이 필 기세다.
드디어 꽃봉오리가 열린 어느 아침.
엄마가 먼저 꽃을 보고 아이에게 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기쁘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런데 아이의 얼굴이 울상이다.

‘빨간 꽃이 아니야. 빨간 꽃이 아니야.’

아이는 빨간색 꽃을 기대하고 있었나 보다.
엄마는 뭐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노란색 꽃도 예쁘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다음날 아이는 노란색 꽃을 빨간색이라고 했다.
아이가 거듭 계속 이야기를 하니,
엄마는 ‘그래. 빨간색 꽃 맞아.’ 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아이가 그렇다면 그런거다.
아이는 빨간색 꽃을 너무나도 원하니까.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떠하랴.
매 한가지 예쁜 꽃인데 말이다.
사소한 것에 너무 목숨 걸지 말고
 [그래 그런 것이야.]
하고 넘어가는 지혜도 필요하다.

곧 많은 꽃들이 필 것이다.
길고 긴 겨울을 이기고 때를 맞아 목숨같이 피우는 꽃들이다.

우리네 삶도 수시로 무시로 겨울의 터널을 지난다.
이제 꽃을 피울 때.
원하는 색의 꽃이 아닐지라도 실망하거나 노하지 말자.
겨울의 터널을 지나 봄의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자.
따뜻한 햇살에 감사하며 봄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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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