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아, 뒷목 땡겨by 파란백조

 

 


나는 교회에 다닌다. 얼마 전 우리 교회는 이전했다. 바로 길 건너에 보화가 숨겨져 있었다. 인건비와 인테리어비를 아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했다. 우리 교회에는 거의 목수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강도사님이 있어 웬만한 만들기 작업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 하게 되었다.

하루는 복도의 천장을 뜯어내고 깨끗한 석고보드로 다시 천장을 막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 조수로 내가 도왔다. 천장의 길이를 재면 내가 석고보드를 재단하였고 강도사님은 타카로 석고보드를 천장에 박았는데 넓이가 있다 보니 한쪽을 박을 때는 의자 위에 서서 천장의 석고보드가 떨어지지 않게 잡고 있어야 했다. 몇 개 하다 보니 아주 팔이 아팠다. 기존 천장에 있는 이전 못까지 제거하려 하니 강도사님은 팔만 아픈 게 아니라 목도 아파왔다.
총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는데 목, 팔, 허리가 힘들었다. 뒷목이 땡긴다는 강도사님을 보고 있으니 시스티나성당의 천장벽화를 4년에 걸쳐 완성한 중세시대의 미켈란젤로가 생각났다.


시스티나성당의 천장높이는 무려 20m.
3시간만 해도 아픈데 4년이나 천장을 올려다보며 작업을 한 미켈란젤로는 직업병으로 눈이며 목이며 허리가 많이 아팠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90이 넘게 장수하였으니 아마도 신에 대한 사랑,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육체적 고통을 이기고 오래 살지 않았나 싶다.

일을 하다보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목적을 잃고 일에만 빠질 때가 많다. 일에만 빠지지 않고 그 일을 시킨 근본자와 대화하면서 하면 작업의 고단함도 잊게 되고 시간도 빨리 흘러갈 것이다. 신이 임재 하는 곳을 그림 그리고 작업한다는 것, 정말 고귀하지 않은가.

어느 종교든 신전은 신성시 여기며 그곳에서 하는 일은 세상일과는 다르게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조수 일만 해도 내 마음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4년에 걸린 모든 작업을 완성했을 때 미켈란젤로의 마음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뒷목이 당기는 고통까지도 다 잊고 그 성화를 바라보며 신에게 감사의 고백을 했을지도 모른다.

“주여! 뒷목이 당기지만 너무나도 보람찹니다.
이 일을 저에게 허락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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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