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최고의 보험by 밤바맨

 

 
  "보험은 드셨나요?" 
  "아니요."
  "그럼, 수리비가 꽤 나옵니다."
  "어쨌든 어디가 고장인지 맡겨주세요." 
  "일단 연락처 남겨 주시면 나중에 연락이 갈 겁니다."
 
얼마 전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있는데 전원이 꺼져버렸다. 응급처치로 뒤쪽 커버를 열어 배터리를 분리했다가 다시 끼워 전원을 켜봤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스마트폰을 맡긴 다음날, 메인보드가 나갔다고 수리비가 26만 원 이상 나갈 거란 연락을 받았다.

종종 주위에서 이보다 더 억울한 상황을 듣곤 한다. 자차보험 없이 주차된 차와 접촉사고를 낸 경우, 실비보험 없이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 등등. 그에 비하면 내 경우는 양호한 것이라 보여 지지만  괜한 돈이 나가니 안타깝다. '이럴 때를 대비해 보험이 필요 하구나.' 느낀다.

하지만 보험이 이런 상황을 완벽히 해결 해주지는 않는다. 스마트폰 보험이 있더라도 적게나마 수리비는 청구될 것이며, 자차보험이 있어도 사고 이력은 따라 붙을 것이며, 실비보험이 있어도 아프기 전처럼 건강하게 해 줄 수는 없다.
흔히 보험을 내리는 비를 막아주는 우산으로 비유하지만 세상의 모든 보험은 정확히 말하자면 비에 젖은 물기를 닦는 수건에 견줄만하다.

그러고 보니 나야 말로 100% 완전 방수 우산과 같은 보험에 가입된 셈이다. 물속에서도 불속에서도 나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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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