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홀로서기by 도토리

 

 

 

중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그 친구는 미용을 공부하고 있었다.

어느 유명 미용실에 취직한 친구는 늦은 저녁까지, 주말에도 일해야 했다. 당시 그 친구의 가장 큰 소원은 일요일을 쉬어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는 드디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둘이서 얼마나 기뻐하며 감사했던지!!

그러나 함께 예배를 드린 날 오후, 나는 충격에 빠졌다.
마냥 기쁘고 행복할 줄만 알았던 주일 오후, 친구는 공허함에 빠졌다. 갑자기 생긴 자유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당황스러워했다. 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평소대로 각자의 할 일을 했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자 흩어졌다. 친구는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만 할 뿐 할 일을 찾지 못했다.

결국, 친구의 입에서 "그냥 일하는 게 낫겠다."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나는 생각이 깊어졌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수개월 동안 간절히 원하고 바라던 것을 드디어 이루게 되었는데, 그 감사함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다니! 그 친구는 바쁜 일상에 익숙해져 혼자 있는 시간을 쓰는 법을 몰랐다. 평소에 못한 기도와 찬양을 드리고, 자기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도 됐을 텐데, 그 모든 것들을 익숙하지 않다며 지루해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친구들이 신 나고 즐거운 일요일 오후를 만들어 주길 바랐다. 수주일 후, 결국 친구는 간절히 원했던 주일을 포기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개인이 잘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으며 친구를 생각했다. 무리 속이 아니라 혼자 있을 때도 잘할 수 있도록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만들지 못하니 결국 얻을 것도 얻지 못하고 복을 받아도 복인 줄 모르고 버린다. 그렇게 인생도 신앙도 해를 당하게 된다. 모든 인생에 꼭 들려주고 싶은 귀한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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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