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감각이 없는 자by 주아나

 



사람은 흔히 자극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길 가다가 돈이나 한 보따리 주워야만
운을 탔다고 생각하고 좋아한다.
하나님은 은밀히 행하신다. 아무도 모르게 행하신다.
받는 자도 모르게 행하실 정도다.
받아도 모르는 자는 감각 없는 자, 정신병자일 것이다.


-하늘말 내말 3집-
 

처음엔 신랑의 설거지에 화들짝 놀라며 고마워했습니다.
이젠 설거지를 자주 해줘도 그런가 합니다.
주말이라 어린 아들 둘을 손수 챙기며 돌봐줘도
나는 딴 일한다고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가끔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1+1 음료수를 사가지고 옵니다.
음료수를 받고 상표를 확인하고는 냉장고에 넣습니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참 이상하죠?
한 사람은 해가 떠서 지도록 저토록 사랑하는데
한 사람은 반응도 없고, 제 할 일만 하고, 다른 생각을 합니다.
때론 바람처럼, 때론 일상처럼, 스며들 듯이 퍼부어주는 사랑 앞에
나는 사랑의 신경세포가 많이 죽은 것 같습니다.
한 아름 무언가를 안겨준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데,
아주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야 흥분되는 건 아닌데,
나는 어느 순간 사랑의 의미를 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도 성령님도 성자도 해가 떠서 지도록
각 사람들에게 각종으로 합당하게 사랑을 퍼부어 주시고
사랑으로 기쁘게 해 주시고 흥분시켜 주십니다.
그런데도 인생들은 하나님과 성령님과 성자를 향해
마음이 흥분되지 않고 제 할 일만 하며 삽니다.
나는 참으로 무서운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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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