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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by 파란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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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집에 빈 반찬 통을 들고 갔다.
엄마는 가까이 사는 나에게 자주 반찬을 해 주신다.
맛내기 어려운 무나물, 텃밭에서 기른 커다란 상추, 옆으로 길쭉하게 자란 단호박, 껍데기째로 얼려버린 조개, 김치냉장고에 있다가 잘못 얼려진 유자차, 잘 익어 터진 대봉홍시, 금방이라도 밥 위에 얹어먹고 싶은 생김치, 잘 버물린 쌈장, 삶아서 잘라놓은 시래기, 사과와 귤 등등 엄마가 주는 반찬들은 신선하고 건강에 좋다.

그 반찬들을 가지고 오노라니,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해 주고 있는 반찬들은 냉동식품, 인스턴트가 많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애들이 잘 안 먹는다는 핑계로, 게으른 핑계로 이런 저런 이유로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것들을 먹이고 있다.

저녁상은 무나물과 상추, 쌈장, 조갯국, 생김치.
아무도 안 먹는다. 낮에 남은 떡볶이가 있어 거기에 떡을 더 넣어 데워줬더니 그것만 호루룩 먹고 상을 떠나는 아이들.

나 혼자 현미밥을 떠서 커다란 상추에 쌈장을 얹고 무나물 올려 입이 터지게 몇 번이나 먹었다. 이런 음식들은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언제 아이들은 이 맛을 알게 될까.

나도 지금의 우리 엄마 나이가 되면 아이들에게 봉지봉지 정성어린 음식들을 넣어서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때때마다 김치를 담궈서 보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늘 먹이며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들은 그야말로 하늘이 보내준 사랑의 전령사 아닌가.
다시한번 어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사랑과 정성의 양식으로 우리 영혼과 인생을 먹이시는 성삼위께 감사하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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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