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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에 대한 예의by 도토리

 

어릴 때부터 "인정머리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보니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고치려고 해도 "인정머리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못할 때가 많다.

신기하게도 신랑은 참 정이 많은 사람이다.
하나님이 보고 배우라고 짝을 지어 주셨나 보다. 신랑은 어머님께 배웠다.
정 많고 사람 좋아하기로는 어머님이 최고인 것 같다.

"입맛 다셔야 하는데……."
시간이 급해 잠시 발만 찍고 나올 경우라도 반드시 입에 뭔가를 넣어야 한다.
물이라도 한 모금 축여 ‘입맛을 다셔야!’ 시댁 현관문을 나설 수 있다.

"고마베~"
어머님과 통화를 마칠 때면 꼭 듣게 되는 말이다. 며느리가 전화한 일이 고마울 일인가?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그것이 어머니의 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님은 가진 것이 많거나 배운 것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늘 주위에 사람이 많다.
사람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기쁘게 대하니 상대방도 어머니를 좋아할밖에.

사람을 대하는 어머님의 모습을 돌아보다가, 하나님을 대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봤다.
나는 하나님께 얼마나 “고마베~” 하고 있을까. 입맛 다시라고 물이라도 한잔 들이민 적이 있었나.

수시로 쏟아놓는 철없는 내 기도를 다 들어주셨는데,
주일마다 귀한 말씀을 쏟아 부어 주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감사한 마음을 전했던가. 당연하게 여긴 적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예의도 배워야겠지만 하나님에 대한 예의도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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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