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나는 어떻게 살까?by 주아나

 

 


개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개는 고민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까?’
개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인이 밥 주면 밥 먹고, 도둑이 오면 짖고, 앉아 있다가 심심하면 동네 돌아다니고 어두워지면 집에 돌아와서 자면 되는 건가?’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옆집 개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너는 어떻게 살아?”
“밥 먹고, 도둑이 오면 짖고, 밤이 되면 잠 안 자고 집을 지키고, 낮에는 자고.. 이렇게 사는 거지.”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아. 그건 나도 해 봤어.”
“그럼 뭐 다른 방법이 있겠어?”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동네 개들에게 다 물어보았지만,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잘난 개, 잘 달리는 개, 멋진 개 다 물어보아도 똑같은 말만 했습니다.
어떻게 살까 고민만 하던 개에게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너 나와 같이 목장 좀 가야겠다.”
개는 주인을 따라 목장에 갔습니다.
주인은 개를 양 떼 우리로 데려가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어. 나와 같이 양을 모는 일이다.
양이 너보다 덩치도 크고 뿔이 있어 무섭게 보일 수 있겠지만,
겉모습과 달리 착하고 겁이 많아.
네가 양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게 잘 이동시켜 주고,
해 지기 전에 목장으로 잘 인도해주고
늑대나 이상한 짐승이 있다면 큰 소리로 짖어 내게 알려주면 된다.
알았지?”

주인이 오니 개의 고민이 싹 사라졌습니다.  
자신의 삶은 바로 양 떼를 지키는 목장견이었던 것입니다.
개는 바로 실천했습니다.
주인이 원하는 대로 사니, 주인도 기쁘고 개도 기뻤습니다.
주인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그 개에게는 최고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목장 주인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까? 이 길이 맞나?’
목장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 것 같아서 이 일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목장 일도 어렵고 동물 다루기도 쉽지 않으니 고민입니다.
뭔가 다른 삶이 있을 것 같은데 딱히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먹고 살 만하면 그냥 하라고 합니다.
누구는 그냥 남들처럼 무난하게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람들도 자신의 삶을 만족 못 하고 ‘뭔가 있는데...’ 합니다.

목장 주인은 개에게는 답을 줄 수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답을 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한계였습니다.
목장 주인은 답답했습니다.
개로 인해 기쁨은 왔지만, 근본의 기쁨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까? 이 삶이 맞나? 다른 길이 있나? 아, 답답하다...’
인생을 창조하고 다스리는 자가 인생의 답을 줘야,
목장 주인은 자신의 고민을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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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5/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