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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관리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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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가 또 꺼져간다.
코로나 핑계, 온라인 개학 핑계, 저질 체력을 핑계로
딴짓만 실컷 하고 펜대에 장작을 넣지 않았더니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그토록 성령께서 항상 불씨를 잘 간직해야 한다고,
사시사철 잘 살펴야 한다고 그리 감동을 주셨건만,
불씨 관리를 개떡같이 하니 마음이 축축해진다.

하늘이 주신 귀한 불씨, 가슴 속에 품고 꺼지지 않도록
장작을 계속 지펴주었어야 했는데 왜 그리 게으름을 피웠을꼬.
불씨를 옆집에서 빌려볼까?
하늘 어르신 알기 전에 몰래 불씨를 빌려보리다.
고개를 빼꼼 내밀어 이웃의 상황을 살피니 거기도 피차일반이다.
나 말고도 불씨 꺼트린 자가 한둘은 아닌 듯싶다.

불길이 화끈해야 겨우내 얼어있던 할 일도 확 녹여버리는데,
늘어진 몸과 마음이 불 온돌에 누워봐야 앗 뜨거워 일어날 텐데,
저 불길에 일을 해치워야 영육이 배 두드리며 만족해할 텐데,
불씨 귀한 것을 꼭 잃어버려야 안다.

혹시나 몰라 펜대로 부지런히 글을 쓰며 아궁이를 휘저어보니
그래도 저 마음 구석 안쪽에 불씨가 해롱해롱하다.
안 써지는 글 그래도 써 본다고 실천하고 움직이니
꽉 막힌 안으로 산소가 들어가 불씨가 숨이라도 쉬었나 보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누가 불씨를 일으키나.
불쏘시개로 쑤시든, 부싯돌로 부딪히든, 나무를 비벼대든,
뭐든 내가 움직여야 일어나는 것을.

오늘도 이렇게 실천하여 불씨를 겨우 살려보는데,
이게 또 며칠 내로 사그라들까 두렵다.

그래도 살려야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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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