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도꼬마리by 날개단약속

 

 




추운 겨울이지만 멈출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강아지들의 산책이다.

좁은 빌라에 사는 강아지들은 온종일 산책만을 기다리며 산다.
내가 옷을 입는 순간 쪼르르 달려와서 간절한 눈빛을 쏘아대기 시작한다.
오전, 오후에 한 번씩 빠지지 않고 강아지에게 호흡과도 같은 산책을 시킨다.


그런데 요즘 산책에 복병이 있으니, 바로 그것은 도꼬마리이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강아지들의 털에 도꼬마리 씨 깍지가 수없이 붙어 있어

그걸 떼는 게 여간 성가시지 않다.


겨울에도 앙상하게 말라 논두렁 여기저기에 무성하게 있는 도꼬마리를 불평하며 떼 내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런데 나에게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이 도꼬마리로 우리를 너무나도 편리하게 해 주는 지혜를

얻은 사람이 있다. 보통 찍찍이라 부르기도 하는 벨크로는 이 도꼬마리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명한 것이다.


1948년 어느 날, 메스트랄은 사냥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왔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개에게 붙어있는

도꼬마리 씨 깍지를 발견한 것이다. 나처럼 투덜대며 뗀 것이 아니라, 이 성가신 잡초 씨 깍지가

왜 이렇게 떼기가 힘든 건지 궁금해 하며 현미경으로 그 구조를 세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메스트랄은 도꼬마리 씨 깍지가 갈고리 모양으로 아주 교묘하게 꼬부라져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한쪽은 갈고리 모양을 하고 다른 한쪽은 둥근 고리 모양을 한 특유의 접착포를

발명하게 되었다. 벨크로는 나오자마자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만능 접착포로 이용되고 있다.

하찮은 잡초 하나에서도 우리를 편리하게 해 주는 지혜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실 때 헛으로 만든 것이 하나도 없으시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창조주의 오묘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 도꼬마리: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가시가 많아 옷에 잘 달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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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8/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