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이루다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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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
1. 운동
2. 다이어트
3. 책 많이 읽기
4. 감사 일기 쓰기
5.  ...

어김없이 돌아오는 새해. 매년 정성스레 고르는 다이어리. 누구나 고심하는 버킷 리스트. 여운만 남는 마지막 해.

"내일 새해는 잘 볼 수 있을까요~? 사람들 해돋이 보러들 갈 텐데요~ 예전에 광안대교 걸어서 새해도 보러 가고 했었는데..."
"그래...해돋이 보러 갔었지. 올해도 많이들 가겠지. 어디로 갈런가~ 해돋이 안보로 간 지 오래됐네. 집에서도 뜨는 해가 환하게 잘 보이니 이젠 굳이 멀리 안 가지만..." 한창 엄마에게 너스레를 떨며 떠오르는 옛 추억 삼매경에 빠졌다. 추운 날 꽁꽁 싸매고 새벽같이 피어나는 첫해를 맞으러 가곤 했던 때가 생생하다.

가만히 듣던 아빠는 무심히 말을 건네셨다.
"그날그날 충실히 살아가면 되는 거지. 꼭 새해를 보러 가서 다짐해야 하나? 매일 근면, 성실하게 사는 게 중요하지. 살아보니 그렇더라. 안 그래? 여보!" 분위기 산통 깨듯 차 안이 조용해진다. 아빠의 MBTI는 T임이 분명하다. ㅎ


아빠의 말이 일리는 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날이 가까워서야 마지막 날의 기적이나 바라듯, 새해가 밝아오면 특별한 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동화 속 환상같이 느끼셨나 싶기도 하다. 가끔은 귓전을 때리는 아빠의 말이 살이 될 때도 있다. 매년 새해 목표를 세워보지만, 작년에 못 하고 하다 만 것들을 또다시 리스트에 적고 있는 나만 보더라도 새해 첫날의 해돋이보다 한 해 부지런히 일군 결실이 더 중요하기에. 새 다이어리 처음 몇 달만 빼곡히 적다가 뒤로 갈수록 정성도 의미도 홀연히 사라져간다. 그러니 올해는 달라야지. 무얼 시작하는 소망 더하기 끝까지 무언가를 남기는 새해를 바라는 마음에 힘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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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