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들은 뻗었다.
집에 오자마자 손 씻고 따뜻한 이불 속으로 직행이다.
“고작 6시간 대공원 돌아다닌 거 가지고.”
난 코웃음을 치며 부엌으로 직행이다.
설거지, 반찬, 냉장고 정리 등 넘치는 할 일에 어깨춤이 절로 난다.
어머, 빨래도 해야 하네~ 하하하 너무 씐나~ ㅜㅜ
차라리 저질 체력이라면 가녀린 여주인공처럼 쓰러지는 척이라도 할 텐데,
이놈의 강철 체력은 소처럼 일해도 버틴다. 음머~
나는 왜 이리 체력이 좋을까?
일단 난 체육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중학교 때 선생님은 날 보고 체육스럽게 생겼다며 체육부장을 시키더니,
매일 운동장 4바퀴(800m)씩 뛰게 했다.
20살 되어서 춤 배우려고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니,
춤의 기본은 체력이라면서 또 10바퀴씩... 군대 다시 들어온 줄.
20대 후반 되어 남들 살 뺀다고 밥 굶을 때,
난 도무지 밥 굶을 용기가 안 나 밥 먹은 만큼 뺀다며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대공원 대형 주차장을 10바퀴.
30대 아기 엄마 되어 좀 쉬나 했더니 어린이집 못 보내
아기 안고 산을 타고 강을 지나 박물관 돌고.
그 일을 여태 반복 중이네. 그런데 버틴다. 왜?
내가 40이 되었을 때 엄마가 흑염소를 해오셨다.
맛을 보니... 이 세상맛이 아니었다.
얼굴 찌푸리며 차라리 과일즙이나 해오지라며, 엄마에게 투덜거리자
등짝 스매싱으로 전두엽까지 강한 자극을 보내시며 하신 말씀이
“보약도 젊을 때 먹어야 약발이 받아서 늙을 때 보탬이 되는 거야.”
건강도 미리 저축해야 한다고.
젊을 때 저축한 체력으로 오늘을 쓰는 거라고.
그래서 난 내일도 주야장천 걸을 겁니다.
미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난 욕심꾸러기니까 우후후~
저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