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어머니by 펜끝 이천 리

20250302어머니.jpg






“띠리리링~~~”
“.... 돌아가셨어” 한참 바쁘게 일하던 중에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툭!!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도 툭 하고 마음이 내려앉는다.

신혼 초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노래 가사를 종이에 적어드리고 기타 치며 즐겁게 노래도 부르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 홀어머니에 외아들, 둘이 살던 집에 며느리 하나 들어왔다고 북적거리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어머니의 크고 작은 간섭이 시작되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나를 힘들게 해 우는 날은 하루하루 늘어만 갔다.

세월이 지나 하나둘 기억을 잃은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해도 내 얼굴과 이름은 용케도 기억하셨다. “착하고 현명해~” “정말요? 어머니한테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요?” 치매가 진행되며 투박하고 퉁명하시던 어머니가 한마디씩 하셨고 그동안 응어리졌던 것들이 하나하나 녹기 시작했다.

어느 날, 대봉감을 그렇게도 맛나게 드시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아 꼬옥 안아드리고 사진도 찍은 며칠 후, 호흡이 힘들어진 어머니는 병원에 한 달 계시다 돌아가셨다. 그 한 달 동안 휴가를 내기도 하고 퇴근 후 병간호를 하다가 출근하며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어머니의 남은 시간을 함께했다.

가슴으로 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먹먹한 깊은 슬픔, 가슴에서 흐르는 눈물.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아름다운 끝을 생각하며 하루 또 하루를 감사와 사랑으로 남기려 한걸음 또 나아간다.



조회수
81
좋아요
2
댓글
0
날짜
202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