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어떻게 알았지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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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지우개 어디 있어?”
둘째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묻습니다.
“네 필통에 없어?”
“없어.”
고놈의 자슥. 지우개로 던지기 놀이할 때부터 알아봤다.
“안방 화장대 위에 하나 있을 거야.”

“엄마 과학책 어디 있어?”
첫째가 방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다네요.
답답하다. 어제 거실에서 읽은 것을 내 눈으로 봤는데.
“거실 책장 맨 왼쪽 마지막 칸에 있잖아.”
“아~”

“엄마 내 상어 인형 어디 있어?”
어제 침대 위에서 안고 같이 잤으면서.
“너 어제 안고 잤잖아.”
“안 보여.”
침대 이불 속을 들추니 상어가 까꿍 합니다.
“와. 거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엄마는 다 알아.”

나도 모르게 다 아는 사람이 되었네요.
저 똑똑한 사람 아닙니다.
예지력도 투시력도 없어요.
손에 핸드폰 쥐고도 핸드폰 없다고 난리 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물건은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왜?
이 집에 내 손때가 안 묻은 곳이 없으니까요.
안방이고 애들 방이고 화장실이고 부엌이고 내 손길, 발길이 안 닿은 곳이 없네요.
눈을 감고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보입니다. 나는 물건 찾는 신이 되었습니다.

신은 다 안다고 합니다.
맞아요. 신이니까요.
앞날도, 내가 찾고 싶은 것도, 내가 가야 할 길도 누구보다 잘 아십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압니다.
그런데 집안 물건을 찾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신이니까 다 알겠지. 하지만 매 순간 우리와 함께 하니 다 아는 것이 아닐까.’

늘 내 곁에 계셨으니, 나를 다 아시니까,
늘 지켜보시니까, 늘 챙겨주시니까, 늘 이끌어주시니까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을 다 아십니다.
모든 삶 가운데 함께 하시니 모를 수가 없죠. 나보다 나를 더 잘 압니다.

그래서 나도 초능력이 생겼나 봅니다. 눈을 감아도 다 보이는 초능력이요.

사랑이 초능력이 되었습니다.
신도 그랬듯이 나도 그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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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