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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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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목욕탕에 자주 간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재미에 살포시 빠졌다고나 할까?^^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의 탕에 온몸을 담그고 이런저런 생각 하는 것으로 행복한 10분을 보낸다.

그리고 보통 샤워 부스로 가서 나머지 해야 할 일을 한다.


그런데 사워 부스에서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일을 간혹 보게 된다.
물을 틀어 놓고 양치를 하거나, 2개의 부스를 점령하며 하나는 빨래하는 데 쓰고 다른 하나를 쓰는 사람,

심지어 물을 틀어 놓고 멀리 있는 목욕 바구니를 가지러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속에서 너무 부아가 치밀어 당장이라도 말해주고 싶다.

아니 따지고 싶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라고요!! 자기 집 물이면 이렇게 낭비하면서 쓰겠어요!!”

라고.


그러나
‘내가 뭐라고!
이 목욕탕집 딸도 아닌데. 혼자 애국자 났네!’
그러면서 말도 못 한다.


내가 할머니였다면 말할 수 있을까?
아이였다면 말할 수 있을까?
에구구 나는 그런 말을 할 용기가 없다.


살면서 용기가 필요할 때가 참 많았다.
친구를 사귈 때와 무엇을 배울 때도.
평소에 하지 않던 머리 모양과 옷차림을 할 때,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쑥스러운 말을 할 때도 용기는 필요했다.


용기가 있어야 도전할 수 있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옳은 말도 할 수 있더라.


이 글을 쓰면서도 아직 목욕탕에서 말할 용기가 선뜻 나지 않지만,
올해는 꼭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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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