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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7 17,860 6 2018/7/6

능소화     어사화


능 소화[Chinese trumpet creeper]




능 소화는 원래 중국의 강소 성 지방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확실치 않으나

아주 옛날부터 남부지방의 사찰 또는 행세깨나 하는 대갓집 앞마당에 많이 심었으며

기품 있고 고급스러운 꽃나무로 아낌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북미 등지에 분포하며,

덩굴성 목본식물로 능소화과에 속하고, 큰 것은 10m까지 자란다.

지네발처럼 생긴 흡착뿌리가 있어서 벽면을 잘 타고 올라가는데

담쟁이와는 좀 다르게 부챗살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줄기를 뻗어 나가며,

오래 묵은 줄기는 회갈색을 띠는데 고목처럼 기품이 있어서 보기가 좋다.

나팔꽃 모양의 꽃은 크기가 6~9cm나 되며 속은 홍색이다.

안쪽은 노란색에 가깝고 겉은 적황색으로 색상이 화려하며,

다섯 갈래로 벌어진 꽃 속에는 암술 한 개와 네 개의 수술이 있고 끝이 구부러져 있다.

능 소화 꽃은 점잖고 기품 있어 보이므로 동양식 정원이나 공공장소의

휴식공간에 잘 어울리는 꽃나무라고 할 수 있다.

중부 이북에서는 월동하는 데 신경을 써야 동해를 입지 않으며,

양지쪽의 수분이 많은 비옥한 사질양토를 좋아하고 공해에 매우 강한 나무다.

지방에 따라서는 금등 화라고도 하며

서양에서는 꽃 모양이 트럼펫 같아서 트럼펫 클리퍼라고 한다.

꽃가루는 독성이 있어 눈에 들어가면 좋지 않다고 하는데,

꽃가루 그 자체성분은 독성이 전혀 없고 꽃가루 모양이 갈고리 같이 생겨서

이것이 눈에 들어가면 안 좋아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 꽃은 약용으로 쓰는데

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어혈이 들었을 때

피 에 있는 나쁜 성분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옛날부터 귀하게 쓰여 왔다.

번식은 가을에 채취한 종자를

그다음 해 봄에 파종하면 발아가 잘될 뿐 아니라

일년생 줄기를 20~30cm 되게 잘라서 3~7월 사이에 삽목을 하면 뿌리가 내린다.

한여름의 신록은 진녹색인데 반하여

능 소화 잎은 연녹색으로 커다란 꽃이 가지 끝에 달린 꽃대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능 소화는 7월을 전후해 피는 꽃이다.

지금은 시골집 마당이나 담벼락 등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옛날엔 달랐다.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는 귀한 꽃이었다.

그래서인지 능 소화는 기와집 담벼락과 잘 어울린다.

담장을 덮은 능소화가 넝쿨을 타고 담 밖으로 주홍색 꽃을 주렁주렁 떨어트린 모습은

마치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양반 댁 규수가

담 밖 세상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능 소화는 동백꽃처럼 한창일 때 톡하고 떨어진다.

동백꽃의 이 같은 습성에 ‘잘 나가다 망 한다’는 속설이 생겨

사업하는 이들은 집안에 동백꽃을 들여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양반들은 능소화의 이 같은 모습에 사대부의 기품과 기개를 본 모양이다.

그래서 서민들은 감히 엄두도 못낸 꽃이었고

키우다 발각되면 양반을 능멸한 죄로 곤장을 맞았다고 한다.

능소화의 꽃말 중에 명예가 있다.

옛날 문과에 장원급제한 사람이나 암행어사의 모자에 꽂은 꽃이라 하여 어사화라 불리기도 했다.

어사화는 종이로 만든 꽃으로,

다홍색·보라색·노란색 등의 종이꽃을 달아서 모자 뒤에 꽂았는데

이 꽃이 능 소화처럼 생겨 전해지는 이야기다.

이 같은 연유인지 능 소화 꽃은 중후하고 기품이 있으며 은근히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다.

꽃이 피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 모습에서 자신감마저 느껴진다.

태양을 향한 능소화의 주홍빛 꽃잎에는

그리움에 지쳐서 빨갛게 멍든 동백꽃 순정 같은 애절한 사연도 담겨있다.

옛날 왕의 사랑을 받는 ‘소화’라는 아름다운 궁녀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왕의 발길이 끊겼고 소화는 날마다 마당을 서성이고 담밖을 바라보며 왕을 기다렸다.

그래도 왕은 오지 않았고 그리움에 사무쳐 상사병이 걸린 소화는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떠났다.

그해 여름 소화의 처소 담장에 꽃이 피어나 담장 밖으로 주렁주렁 매달렸다.

먼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는듯하게 모습에서 왕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소화가 떠올려져 능소화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 능소화의 꽃말에 그리움과 기다림이 들어있다.

눈길을 끄는 기품 있는 꽃인 만큼 능 소화를 관상용으로 심는 가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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