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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by 날개단약속

20220929증명사진.jpg







5년 만에 증명사진을 찍었다. 5년 전에 찍었을 때는 보정을 좀 많이 해주셔서 아주 참하고 예쁘게 나와 기분은 좋았지만, 실물과 다른 느낌이라 가끔 민망한 때도 있었다. (어디 가서 사진을 보여주면 사진을 보고 의심의 눈초리로 다시 얼굴을 보는 상황도 생겼기에) 그래서 이번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장님 보정 없이 해주세요~!!” 하며 당당히 말했다.
흰머리가 많은 사장님은 나의 태도가 맘에 들었는지 웃으면서 일단 나를 앉혔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통해 나를 보며
“피부도 좋고 주름도 없어서 보정할 것도 없겠어요.” 하신다. 그 말에 나는 기분 좋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인화되는 동안 잠깐 볼일을 보고 다시 사진관에 들렀다. 사장님은 아주 잘 나왔다면서 미소를 머금으며 내게 건네주셨다.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증명사진을 본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내 나이보다 10살쯤 더 많아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사진에 찍혀있었다. 조금 심한 말로 충격과 공포!!!!!

‘내가 이렇게 팔자주름이 심했나~~~ 내 턱살 장난 아니구나!’

보정 없이 해달라고 말했기에 사장님께 원망도 못 하고 사진관을 나왔다.

누구를 탓하랴! 턱이 두 개가 되도록 관리 못 한 것,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보정해달라 말하지 못한 것도 나인 것을!
그래 인정하자. 바로 카톡 프로필 사진을 팔자주름이 적나라한 증명사진으로 교체하고, 프로필 상태 메시지도 <충격과 공포! 보정 전>으로 바꿨다. 그래도 용감하다고 친구가 말해준다.

앞으로도 증명사진을 찍을 때마다 세월의 흔적이 더 많이 남겠지만, 전에도 나였고 지금도 나이고 후에도 나일 테니 인정하자. 그래도 조금씩만 세월을 맞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꼭 보정해서 오늘의 대참사를 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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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