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통(通)하다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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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손잡고 버스 타러 가는 길.

다소곳이 화단에 핀 꽃송이들. 색도 화사해서 발길을 붙잡길래 한참 보다 보니, 내 눈엔 곱게 쌓아 올린 떡 케이크가, 아이 눈엔 이쁘게 썰어놓은 망고 조각 꽃이 피었다.

"이 꽃 좀 봐~ 엄마는 떡 케이크 같은데 어때?"

"아! 망고 같네~!?"

꽃 한 송이에도 서로 생각이 말로 오고 간다. 생각은 달라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고 마음이 통하며 대화하는 이 순간이 소소하나 확실한 행복 아닌가! 대화도 이어가고 이제 제법 컸다는 게 조금씩 실감 난다. 이러다 훌쩍 어린이에서 사춘기 중학생이 될 것만 같다. 내 부모님도 이랬을까? 어린 딸이 쫑알쫑알 말을 꺼내는데 귀엽기도 신기하기도 한 마음? 그 와중에 약간의 아쉬움...


우리 집 가훈은 늘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화목한 가정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대화로 잘 풀고 마음이 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아빠는 늘 말씀하셨다. 통하는 무언가를 만들려고 아빠는 사춘기인 내게도 먼저 다가와 말 걸고 뭐든 들어주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가장 크게 관심 가져주셨다. 그땐 솔직히 귀찮았는데 세월 지나 보니 소통의 노력을 기울이신 아빠가 떠오른다.

통한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아이와의 짧은 대화에서 느낀 이 아침. 나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관심 가져주고 좋아하는 일에 지지하고 반응해 주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겠다. 소통의 문을 열고 아이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줄 아는 엄마가 되어주고픈 진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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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