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소중한 오늘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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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핀다. 꽃잎이 이렇게나 가벼울 수 있을까? 하늘 위로 흩날리다 바닥에 떨어져 수북이 쌓여간다. 갑자기 봄이 와버렸네. 복잡하던 마음이 살짝 가벼워진다. 늘 돌아오는 봄. 하지만 봄은 늘 짧다. ‘내년에 또 보자’ 인사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봄이 다시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흩날리는 저 꽃잎 하나하나가 아쉬워 끝까지 바라보게 될까? 다시 오지 않을 밀레니엄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인파를 헤치던 때처럼, 벚꽃의 마지막 흩날림을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지도 모른다.

‘다시 오지 않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다. 지나가 버린 20대, 나이 드신 부모님, 하지 못하고 지나간 일들, 잠으로 채워버린 게으른 아침. 다시 오지 않는 모든 것들엔 ‘시간’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흘러가는데, 너무 무심하게 떠나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 매번 돌아오는 사계절에 넋 놓고 있다 보면 어느새 세월이 훌쩍 지나가 있다. 나는 늘 유혹에 흔들리는데, 벌써 불혹은 반을 넘어간다. 제대로 지천명을 맞이하려면 조금은 덜 투덜대고, 조금은 더 의미 있게 남은 시간을 살아가야 할 것 같다.

나의 상상과 달리 벚꽃은 내년에도 다시 찾아오겠지만, 오늘 보낸 시간은 다시 찾아오지 않겠지. 그 시간이 아쉬움으로, 후회로 남지 않도록 나를 깨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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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