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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슈즈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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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우뚝 솟은 동상들.
어린아이 눈에도 띄었는지 동상들을 가리키며 가까이 가보자 한다. 사람과 꼭 닮아 신기했나 보다. 참 아름답고 섬세하게도 깎았다. 영롱한 빛으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살아있다.

깎고 다듬어 만들어지는 것 중에 또 다른 하나가 있다. 얇고 부드러운 천으로 보여 덧신처럼 신는 줄만 알았던 발레리나 슈즈!
모두를 흥미롭게 만든 발레리나의 토슈즈는 전면이 나무로 되어있다. 한 발레리나가 자신의 토슈즈를 사러 가게에 들렀다. 여러 켤레 신어보다 드디어 자기의 발에 맞는 토슈즈를 발견했는지 매우 들떠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토슈즈를 마구 두들겨 신발을 부순다. 아니, 왜?! 화라도 난 건가? 한창 바닥에 두들겨 나무로 된 신발 안창을 꺾고 분지르더니 급기야 절반 가까이를 뚝 떼어낸다. 아까운 신발...  발레리나는 태연히 웃으며 토슈즈를 이렇게 길을 낸다고 한다. 멀쩡하게 생긴 새 신발을 망가뜨리나 싶어 지켜보는 이들 모두 놀랐다. 자신만의 토슈즈를 만들기 위해 발에 맞추어 또다시 제작해야 하는 수고를 우린 몰랐다. 자신의 손으로 다시 다듬은 토슈즈로 발의 자태를 더욱 예리하고 부드럽게 만든다. 무대 위, 화려하고 아름다운 발레 동작에 토슈즈가 한 몫을 더한다.

토슈즈는 원래 기본적으로 맞춰 제작되는데, 사람마다 발의 모양이나 크기가 다 다르니 자기의 발에 맞춰 또 자르고 다듬는 작업을 거쳐야 드디어 완성된다. 발레만 하기도 힘든데 토슈즈를 만드는 게 또 큰 작업이라는 발레리나. 무대 뒤의 발레무용수들은 일제히 앉아 자기의 토슈즈를 또 새로 만들고 찢긴 신발은 실로 꿰매고 있다. 연습량에 따라 토슈즈를 수십 켤레 신는데 그걸 일일이 자기 발에 맞춰 다 깎고 다듬고 있다니 열정이 대단하다. 이젠 발레리나의 토슈즈를 보고 단순히 아름다움만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직접 토슈즈를 자르고 깎고 만드는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발레 동작을 더 섬세하고 완벽하게 표현하는 발레리나.


깎아 만드는 수고를 더해야 돋보이는 작품들이 이 세상엔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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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