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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기는?by 도토리

나의 절기는?

 

 

 

지난 여름은 너무 더워 다시는 겨울이 오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추석이 지나니 확연히 공기가 서늘해지며 가을이 되었습니다.


조상들이 정해놓은 절기라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입춘, 경칩이 지나면 동면했던 개구리가 밖으로 나옵니다. 개구리는 달력도 절기도 모를텐데도요.


시골에서 자란 한 목사님은 어릴 때 감자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감자를 제때 심지 않으면 목사님의 아버님은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셨습니다.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는데 왜 그러시는지 어린 목사님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농사는 '때'를 지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루 늦게 씨를 뿌리면 10말 수확할 것을 9말 밖에 못 거두고, 하루 더 늦으면 8말 밖에 못 캔다고 합니다. 목사님의 아버님은 항상 보다 일찍 감자를 심었습니다. '일찍 심든 늦게 심든 싹은 같이 나는데 왜 저러시나?' 했는데, 수확해보니 아버님의 감자는 큰데 늦게 심은 감자는 작았다고 합니다.


이래서 때가 무섭다고 하는 것입니다. 때가 되었으면 나무 하러 가지말고 감자 심으러 가야합니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해야 하는 일보다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하다가 때를 놓칠 때가 많습니다. 지나고 보면 결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나는 내 인생의 어느 절기를 지나, 무엇을 할 때일까? 이왕이면 크고 실한 감자를 캐는 인생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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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