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생활 속 주님by 김인주

 

 

 

 

“교회에 많은 아이들이 있지만 이집 아이들은 참 남다른 것 같아요. 무언가 하는 것이 있나요?”

 

“저희 가정은 결혼 후 11년 동안 하루도 가정예배를 빠뜨리지 않았어요.”

 

이 말이 우리가정의 고백이라면 너무도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10년 동안 가까이에 살면서 얼굴을 보고 사는 어느 가정의 고백이다.

백 마디 말보다 가슴깊이 인정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내가 말도 못 알아듣는 아이의 눈앞에 플래시 카드를 들이대며 글씨를 읽어주고 있던 그 시간에 누군가는 하나님께 아이들 눈도장을 찍어주고 하늘이 인정하는 정성을 들여온 것이다.
4,015일 이상을 하나님과 사랑의 재단을 쌓고 친해진 그들도 있는데 나는 고작 100번 정도로 하늘 앞에 명함을 내민 것이다.

말이 쉽지, 엉덩이를 잠시도 땅에 붙이고 앉아있지 않는 아이들과 그 긴 기간 가정 예배를 드려 왔다는 게 참을 인을 수없이 새겨가며 자신과의 싸움을 얼마나 치열하게 했을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알고도 남을 일이다.

 

나도 새해 들어설 때 마다, 매달이 시작될 때 마다 시작하고 멈추기를 몇 년째 해 오고 있는 중이다.

이참에 다시 가정예배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동안 얼마나 허술하게 살았는지 실감하고 있다.

 

“아이~ 엄마, 피곤한데 언제 가정예배를 드려요~?”

 

“얘들아 들어봐~ 오늘 가정예배는 이거야. 아까 엄마가 이모한테 반찬을 좀 해다 주려고 하는데
뭘 사야할지 정말 모르겠는 거야.
그래서 ‘주님 무얼 살까요?’ 했더니 전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막 드는 거야.
그래서 전화를 하니까 ‘사과와 봄나물이 먹고 싶어요.
(이왕 해 주려면) 내가 먹고 싶은 걸로 해 주세요.' 그러는 거야.
역시 주님께 물으니 상대방 마음과 내 마음을 너무 잘 아시는 주님이 한 번에 해결해 주셨어.
너무 멋지지 않니? 주님이 이렇게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단다.
그리고 너희들이 너무 나물과 채소를 안 좋아 해서 엄마가 이 봄나물을 너희들이 정말 맛있게 먹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한번 먹어볼래?"

 

“음~ 엄마, 너무 맛있어요. 또 먹을래요.”

 

이렇게 짧고 굵게 가정예배가 끝났고 아이들은 부담 없이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늘 묻고 행하면 나중까지 후회가 없고 더 좋은 것으로 함께 하시는 주님이심을 늘 살면서 경험한다.
하나님께 크고 작은 일을 늘 묻고 또 묻던 나의 선생님이 생각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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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