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사랑하는 임에게by 김인주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가 다시오면 내가 사는 고통스런 세상에서
그가 사는 나라로 나를 데리고 가주신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시 온다는 그를 한때 두때 반때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그가 남기고 간 말들을 찾아 전해 들으며
선하게 살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심정으로 긴장하며 새벽을 깨워
내가 잠든 사이 그가 왔다 가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그가 나를 봐주었습니다.

 

한 기간이 지나니 긴 기다림이 만남이 되었습니다.
진정 꿈만 같습니다.

 

하얀 피부에 노랗고 긴 머리로 오실 줄 알았더니
돌과 나무속에 서 있는 그는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에 흐트러진 머리로
먼지 묻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입을 열었습니다.
인생의 시름과 괴로움을 녹이는 황금빛 희망의 말씀이 쏟아져 나옵니다.
10시간을 들어도 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시간이 멈춰버렸나 봅니다.
내 영혼이 덩실 덩실 춤을 춥니다.

 

이스라엘은 신랑 못 만난 2000년을 어찌 살았을까요.
화면 속에서 멈춰버린 그의 모습은 여전히 젊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작은 벽 속에 갇힌 그는
하늘높이 날아올라 멈출 줄을 모릅니다.

 

나이의 숫자가 무게를 더해 가는 나는
세상에 두고 가기 애 닳고 발길 떨어지지 않아
긴긴날 끼니를 거르며 목숨을 걸고 하늘의 발목을 부여잡게 하는
슬픈 신부의 모습입니다.

 

아이 기르며 빠듯하게 살다 보니 그의 심정 하나하나 삶 속에 녹아 깨달아집니다.
조개 속에서 만들어진 진주에 비할까!
인생치고 그런 고통 우여곡절 상상이나 해볼까요.
그의 삶을 표현할 길 없습니다.
가시밭길 헤쳐 가며 받아주는 말씀을 하나하나 밟고 가다 보니
약속했던 그의 나라 앞에 도착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내서 함께 가야지 지금 헤어지면 영영 끝인데.’
 
꽃 중의 꽃, 누가 뭐래도 인생 꽃인데 
그의 모습 눈에 보이지 않아 생각으로 쳐다보니
백발성성 지고 져서 향기조차 없을 때에
웬일일까!!
그의 향기 멀리 있는 이곳까지 진동합니다.
하늘까지 영원까지 진동할 향기입니다.

 

이 땅에서 하늘까지 영원히 사랑할 나의 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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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3/14